색채와 소리의 향연. 여전히 이런 카피가 쓰여도 될 분위기더군요. '감각적인 사운드와 비주얼만으로 느낄 수 있는 그 어떤 감흥'에 환장하는 저 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환호할만한 영화입니다. 게다가 이번엔 특히 촬영이 훌륭했다는 생각입니다.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 활 쏘는 장면, 단검을 날리는 장면, 대나무창 던지기 장면 등등이 모두 매끄럽게 잘 처리가 되었어요. 역동적이고 멋집니다. 단, [영웅]에서 인상적이던 대칭구도의 화면이 눈에 띄질 않는게 좀 안타까웠어요.좁은 공간이 웅장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힘이 느껴졌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연인]에서는 확실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랑은 말로하자면 어차피 유치하고 단촐한 것이어서 (이런저런 말이 많은) 영화의 후반부가 주는 '힘빠진 전개'는 그다지 후지다는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유덕화의 비통한 연기는 아주 훌륭해서 움찔하기까지 했거든요. 헌데 문제는 캐스팅이었어요. 네, 금성무와 장쯔이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수술로 의심되지만) 살이 빠져서 쌍꺼풀이 생겼다는 금성무는 눈꺼풀이 어색해서 영화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후반부에 묶은 머리를 칠렁거리며 칼을 휘두르는 장면에서는 중국무사가 아니라 일본 사무라이 같습디다. 칼의 움직임이나 몸놀림의 문제가 아니라 생긴게 그래요. '일본인의 피가 흐르고 있어서일까..'라고 생각해봤지만 그의 전작들에선 충분히 담백한 소년의 이미지가 있었고 특별히 거슬리진 않았었단 말이죠. 결론은 어울리지 않았던 거겠죠.
장쯔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밋밋한 얼굴로 신기하게도 이쁜 여자 역할을 잘도 낚아채며 승승장구하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배우 중엔 하지원이 그래요) 이번엔 솔직히 좀 이쁘긴 하더군요. 그렇게 메이크업을 하고 화려한 의상을 입혀놓고 색보정을 한바가지 했으니 눈이 부실 수 밖에요. 확실히 이뻤습니다. 차갑지만 여린 맹인 무희 연기도 썩 잘해주었다는 생각이구요. 거기까진 인정합니다.
헌데 후반부에서 다리에 힘 풀린채 허우적대는 꼴을 보는 순간 또 확 깨더군요. 한마디로 짜증이 났습니다. [영웅]에서도 장쯔이 특유의 허우적이 영화에 흠을 내던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느라 참 말이 많이 생략되었습니다만
[연인]은 화면,소리,촬영은 여지없이 성공. 장쯔이,금성무 캐스팅은 실패로 결론내립니다. 땅땅땅!